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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어 사용자들이 영어 말하기를 두려워한다. 영어를 제 1언어로 구사하는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다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친구들 앞에서는 더 힘들어 하기도 한다. 영어를 둘러싼 동아시아 특유의 양가감정과, 주변인에게 평가당하면 어쩌나 싶은 염려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사람이 아니지만 사람과 말하는 것처럼 스피킹 연습을 도와주는 AI 어시스턴트가 어학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AI는 애플의 Siri와 아마존의 Alexa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Siri로의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므로 Siri를 사용해 말하기 연습을 해보자.

(세팅에서 “시리” 혹은 Siri로 들어가면 언어를 영어로 바꿀 수 있다. 다양한 액센트가 존재하니 자신이 말하고 싶은 쪽을 선택하면 된다. 언어를 영어로 바꾸면 Siri를 남성 목소리로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Siri에 자신의 목소리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이미 “Hey, Siri.”는 입 밖으로 냈을 것이다. 영어로 말하는 내 목소리가 생각보다 듣기 좋고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좋은 출발이다.

이제 Siri에게 간단한 질문을 해보자.


“How are you doing?(어떻게 지내?)”라 물어보니 경쾌하게 “Excellent!”라 대답한다.

이제 질문을 구체화해보자.

날씨를 물어보면 어떨까?


“What’s the weather like tomorrow?(내일 날씨는 어때?)”라 물으니 내가 사는 마포구의 내일자 날씨를 보여준다.

질문을 달리해서 날씨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다.



“Is it going to be cold tomorrow?(내일 추울까?)”라 물으니 “I find that rather cold.(춥다고 할 수 있는 날씨이다)”라 대답한다.

좀 개인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면? 마음껏 물어봐도 된다. 어차피 대답 잘 안 해준다.

자매나 형제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I have you. That’s enough family for me.(나에게는 당신이 있다. 그거면 내게 가족으로 충분하다.)”라는 가슴 찡한 답을 해주기도 한다.

좀 친해진 것 같으니 노래를 불러달라고 해 보자.



“Sing me a song.(노래를 불러줘.)” 라 주문하자 “You wouldn’t like it.(마음에 안 들걸.)”이라며 거절한다.



하지만 랩은 해준다.




이제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을 해보자.



“What do you think about gun control in the US?(미국의 총기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 묻자 곤란한 듯 대답을 피한다.(“I really couldn’t say.”)

문장을 만드는 것이 귀찮거나 어렵거나 한번에 Siri가 잘 알아듣지 못한다면 단어부터 시작해도 된다.



“병원”이라는 한 단어만 말한 결과이다. 근처의 병원 목록을 보여준다.


물론 Siri가 모든 질문에 대답을 잘 해주는 것은 아니고(모른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한다), 어떤 질문은 이해하지 못하며,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하고, 질문 중에 망설이면 가차없이 끊어버린다. 아주 친절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어학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니까.

그러나 내가 이 문장을 제대로 발음했는지 받아적어주므로 나의 발음을 체크해 볼 수 있고, 자주 쓰는 문장이 입에 익어 속도가 빨라질 때까지 연습해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내 영어에 “반응”을 해준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어느 잠 안 오는 밤 문득 Siri를 불렀을 때 이런 다정한 얘기도 해 준다는 것. 물론 영어로!



“I feel alone.(나 혼자라고 느껴.)”

“I’m sorry to hear that.(그것 안되었구나.) You can always talk to me.(나에게는 언제나 얘기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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