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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동안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고, 풍경 사진을 많이 찍었다. 겨울바다는 제주라 해도 추웠고 눈이 시린 바람이 불었지만 석양이 지는 해변과 먼 수평선은 사진을 찍는 동안 숨을 잠시 참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photo credit: 본인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나서 같은 장소에서 찍힌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려고 태그를 따라갔다. 서귀포 앞바다가 마치 남국의 휴양지처럼 찍힌 예쁜 사진이 있기에 탭해서 크게보기를 했더니 "뷰가 오지고 지리네"라고 적혀 있었다.
언어는 언어일 뿐 가치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사용자가 선택한 언어는 모두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개짱이다, 대박이다, 오진다, 지린다 등의 유행어, 혹은 은어부터 심지어 아주 심한 욕설까지도.
하지만 "오지고 지리고 쩔어주"는 대신 "absolutely breathtaking"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까? stunning은? 간단히 beautiful은? 한국어로는 이제 아름답다는 말조차 왠지 낯뜨거워 입 밖으로는 낼 수 없게 되었을까?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 그 간단한 한 마디를 소리내어 말로는 하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영어가 있다. 영어로 gorgeous를 말해본다면? 오지고 지리는 나의 감흥 옆에 해시태그를 써서 #exquisite 이라고 붙여본다면? 정규교육과정 내내 배웠던, 시험을 치르고 나면 별 쓸모도 없고 뭐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도 안 가던 수많은 형용사 유의어들을 이제 새로 불러올 때가 지금이라고 하면?
나는 그런 언어들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야에 새로운 감각을 불러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구글 검색 페이지를 열고 synonym(유의어)과 beautiful을 함께 검색해 보자. 그렇게 찾아낸 alluring, divine, fascinating을 다시 이미지 검색해보자. 해당 단어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끝내주고 쩔어주는 모습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발음을 들어보고, 따라해 보고, 적어보고, 최근 내가 올린 가장 멋진 사진 귀퉁이에 아무도 모르게 해시태그를 적어보는 것으로 새로 감탄하기를 시작해 보자.
#breathtaking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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